향수 1 - 을밀대 (마포구, 서울)
일년에 한 번, 혹은 두 번
한국에 들어가자마자 가는 곳이 있다. (집 말고;;;)
평양냉면 전문점, 을밀대다.
집 근처에 다른 냉면전문점이 있었다면...모르겠다.
사실, 서울, 아니 마포로 이사오기 전까지
나는 냉면을 좋아한 적이 없다.
소화기관이 약했던 것도 있고, 이렇게 뚝뚝 끊어지는 메밀면이 아닌,
찔깃하기까지 한 밀면, 혹은 전분섞인 고깃집 냉면을
나는 제대로 소화시킨 적이 없이, 탈이 나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비빔냉면은 자극적인 것도 싫어하는 내 입맛에 맞을 리 없는데다...
대학을 진학하고, 좀 있다가 마포로 이사오고 나서,
서울의 대표적인, 아니 조선시대부터 있었다는
마포/서강나루터 주변의 먹자골목의 매력을 탐구하고 다닐 때 쯤
이 집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른 몇몇 식당들과 함께
한국에 있다면, 혹은 서울에 있다면
반드시 가야만 하고, 또 그래야만 하는 식당이 되었다.
평양냉면 전문점은 많다. 게다가 최근 주변에는 봉피양도 생겼다.
을밀대가 최상급의 평양냉면 전문점 중 하나이긴 해도,
최고 중 최고로 꼽히지는 않는다.
메밀 100%를 쓰는 냉면집도 아니다.
수육(편육?)을 괜찮게 하지만, 수육먹을거면 차라리 인근의 마포옥을 가는게 낫다.
그러나 나에게 메밀냉면의 세계를 알려 준 을밀대는
여전히 나에게 첫번째로 찾아가는 식당이다.
(평양냉면 먹으러 한시간씩 전철타고 가기는 귀찮다)
사진은 요것밖에;;;그러나 또 보니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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