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Ban (소반) - [K-town] part 2/2
이제부터 본편...메인메뉴 스타트 ㅋㅋㅋ
이곳 음식은 고기메뉴보다 생선메뉴가 많다
채소는 나물반찬으로 충분히 해결되고...
메뉴판을 못찍어서 어떤 메뉴가 있는지 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솔직히 가격이 다 나온 메뉴판을 찍기가 좀 부담스럽기는 하다)
내가 항상 여기 갈 때마다 주문하는 메뉴가 있다.
바로 이 해물두부전이다
와사비 탄 간장을 같이 내어주는데
해물은 오징어와 새우를 곱게 다진(간거 말고)것이 들어가는 것 같고
해물두부전이니 당연히 두부 으깬 것이 들어가고
야채는 파, 당근, 양파 등 여러가지가 들어가는 것 같다
(야채가 뭐가 들어갔는지까지 보면서 먹지는 않았다 ㅠㅠ)
(*솔직히 블로그를 쓰기 시작하면서
음식점에 갈 때 맛을 좀 더 생각하면서 먹고
재료는 무엇이 들어갔을까 하며
좀더 자세히 보면서 먹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들과 함께 간 경우 그런 일종의
탐구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솔직히 말하면...먹느라 정신팔려 사진찍기를 까먹는 경우도 허다하다 ㅠㅠ)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메뉴이고,
그만큼 손이 많이 가기도 하지만 맛 자체가 이미
강한 맛은 전혀 없고 잔잔한 맛들로만 가득한 그런 맛이라서
느껴지는 이들에게는 정말 맛을 '음미'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음식이다
대부분의 경우 백미, 잡곡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거의 대부분 나는 잡곡밥을 선택한다.
(잡곡밥이 떨어져서 백미밥을 선택했어야만 했던 경우는 딱 한 번 있다
아마 점심시간이 다 끝나갈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며
그 외의 경우에는 잡곡밥을 먹을 수 있었다)
요즘 다행히도 점점 많은 식당들이
밥을 고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잡곡밥이 잡곡밥이 아니라 그냥
흑미밥 정도에서 그치는 경우도 정말 많이 봤다
옵션을 주려면 제대로 줄 것이지...이 집처럼 말이다
(아마도 제대로 된 잡곡밥을 하려면 그냥 백미로 된 밥과는 달리
잡곡을 일일이 불리고, 또 밥하는 시간도 더 오래 걸리기 때문일 것이다)
이 집은...정말 제대로 된 잡곡밥이다.
내가 최고로 뽑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는,
적어도 미국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된장찌개
고기는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그렇다고 멸치육수의 향기도 나지 않았다.
사진에 살짝 보이기도 하지만,
해물육수, 그 중에서도 조개육수에
호박과 양파, 두부를 듬뿍 넣어 끓인
그런 된장찌개이다.
고깃집의 그런 된장찌개의 정 반대편에 있는 그런 찌개이고,
최근에 소개한 "넓은벌동쪽"의, 된장국에 가까운 된장찌개와도
그 궤를 달리 한다.
된장을 직접 담그다 보니 자동으로 간장이 많이 나와서
대부분의 반찬과 요리도 이 간장을 쓰게 되면서 맛이 살아난다고 하는데
그만큼 자부심을 갖고 만드는 간장과 된장.
(공장제 장류는 아무래도 발효시간을 줄이기 위해
전분을 비롯한, 깔끔한 맛과는 거리가 있는 부재료들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과하게 짜지도 않고 (된장이니까 짜기는 하다)
약간 슴슴한 듯 하면서 밑작업 된 재료 넣어
바로 끓여낸 된장찌개.
(많은 식당이 미리 끓인 것을 나누어 퍼담고
한 소끔 다시 끓여내는 수준이며, 이 경우
찌개에 담긴 재료들의 식감이나 신선도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
갈낙탕(신메뉴)
말 그대로 보양식, 갈비와 낙지를 넣어 끓여낸 탕이다
거기다가 팽이버섯과 각종 채소를 넣고 우린 듯 한데
내가 주문한 것이 아니어놔서 자세한 재료를 보지는 못했다
맛은, 간도 약간 싱거운 정도
소금간은 하지 않은 맛이었고, 오로지
간장으로만 간을 한 맛이었다
갈비가 질긴것도 아니요, 낙지도 탱탱함을 잃지 않은 상태였다
많이 먹어본 것은 아니어서 자세히 설명은 할 수가 없지만
솔직히 많이 먹었어도 이 맛을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는 힘들 것 같다
비슷한 맛을 가진 대중적인 음식이 없으니;;;
고등어조림
얼마 전, 롤랜하이츠에 위치한 "옹가네"라는 식당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그 집에서도 비슷한 메뉴를 주문했었다. 바로 고등어묵은지찜.
그 음식도 아주 약간의 단점을 빼면 매우 맛있는 메뉴였다.
그때 그 메뉴에 비해 약 1.8배 정도 더 맛있었다.
어차피 고등어조림은 고등어의 상태와 김치의 상태로 80% 이상 먹고 들어간다
고등어는 이 집이나 그때 그 집이나 상태 매우 좋았고
이 조림의 김치와 무의 상태가, 신선도는 말할 것도 없고
간이나 양념, 조림 실력 하나 빼놓지 않고 그냥
비판할 구석 찾지 못한 채로 맘놓고 즐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갈치구이
갈치가 실하다
제주 은갈치 같이 아주 미친듯이 튼실한 정도는 아니고
거제도 출신인 나에게는 상대적으로 아주 튼실한 쪽은 아니었지만
여기는 미국이 아닌가;;;
우리집은 좀 더 촉촉하게 먹는 스타일이었지만
경북 안동, 내륙지방 출신이셔서 그런지 마치 고등어자반처럼
좀 더 바짝 구워서 나왔다.
그리고 생선구이를 시키면
소형 된장찌개가 따라나온다.
같이 간 동생들에게 위 된장찌개를 맛보여주고파
원래 먹고싶었던 메뉴(생태맑은탕)를 과감히 포기하고
(솔직히 생태 지리는 물 좋은 생태랑, 무랑, 파 사다가
집에서 끓이면 되니깐;;;해먹질 않아서 그렇지;;;ㅋㅋ)
이 메뉴를 선택했던 것.
솔직히 나는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것을 싫어한다
레몬의 신맛은 너무 강해서 음식맛을 죽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임은 다르다
왜 라임이 한국에서 보기가 힘든지는 알 수 없지만
여기는 널린 것이 라임이라...
보통 식당에 가서 아이스워터 달라고 할 때
많은 경우 레몬을 넣어달라고 하는데
나는 라임이 있냐고 물어보고 있다고 하면 라임을 넣어달라고 한다
라임은 약간 덜 시지만, 입에 남아있는 자잘한 맛을 씻어내는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을 뿐더러,
약간 달큰한 느낌도 있어 레몬의 끝맛이 씁쓸한 것에 비해
라임은 뒷맛까지 나쁘지 않게 잡아내주는 경향이 있다.
레몬이 아닌 라임이 나와줘서
기쁘게 뿌리고 먹었었다
아무래도 바짝 익힌 스타일의 갈치라
선호하는 것보다는 좀 푸석한 느낌이 없지는 않았지만
갈치의 신선도는 흠 잡을데 없었고 간도 약간 싱거운 정도?
개인적인 선호도에 비추면 좀 그랬지만 다른 건 다른거니까...
이 집의 다른 메뉴도 많이 먹어본 바로는
강하게 이끌리는 맛을 보여주는 음식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끌리는 맛은 항상 있되
강한 양념을 써서 다른 맛 다 없애는 식의 음식은
존재하지 않았던 듯 하다.
이 집도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열을 가한, 더 정확히 말하면 완전히 열로 조리된
해물류의 음식은 너무 좋지만,
좀 탱글한 식감을 살리고 살짝만 익히는 음식이라던가
혹은 물회처럼 열을 아예 가하지 않은 음식의 경우
혹은 상대적으로 지방량이 높은 생선을 맑게 끓여내는 경우
생선기름 특유의 향이 너무 강하게 올라오는 경향이 있었다
생선에 익숙한 이들에게야 큰 문제가 아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의 경우 불편함을 호소한 적이 있었다
(애초에 생선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
이런 종류의 음식을 주문한다는 것이 아니러니이긴 하지만...)
하지만, 최근 식당순위 포스팅에서
부동의 1위, 다시는 볼 수 없는 1위로 꼽은 분소식당의 경우
생선매운탕과 생선맑은탕(지리)을 전문으로 하는데
제아무리 기본지방량이 많은 생선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뒷맛 칼처럼 깔끔하게 떨어지고
국물은 하늘끝까지 시원하게 끓여낼 수 있을까 했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한국음식들은 해산물을 생으로 내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고 위와 같은 경우, 그것도
매우 아이러니한 경우에 한해서 단점이 있고,
고기메뉴가 좀 적다는 것을 빼면
나에게는 항상 최고의 음식점 중 하나.
갈 때마다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선사해주는
그런 식당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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