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6 - 돼지삼겹살수육

집밥 시리즈(?) 여섯번째
돼지고기 삼겹살 수육이다
(굳이 '돼지'를 붙인 이유는...
양지삼겹살 수육도 있기 때문이다;;;)

이 수육에는 개인적으로 얽힌 비화가 너무 많다.

처음 미국에 와서 
처음 혼자 살아보겠다고
처음 요리를 해서 먹다가
처음 사람들에게 제대로 해준 음식이기 때문이다.

찌개나 국, 혹은 구이나 볶음 위주로
혹은 그것도 없다면 라면이나 짜장라면으로
혹은 국수를 삶거나 대충 비벼 먹는게 
자취인들의 일상일 것이다.
(맨날 사먹기도 그렇고, 게다가 타국에서는 더더욱)

그 전에는 놀랍게도
돼지고기 수육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여기서 정보라는 것은, 레시피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맛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님 두 분 모두 돼지고기 수육에 대해
별다른 선호를 보이지 않으신데다
한 가정의 식문화를 책임진다고도 할 수 있는
어머니의 식습관에 돼지고기가 건강상의 이유로
아예 제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술도 못먹는(알콜 소화를 거의 못시킴) 나였기에
술자리에 많이 낄 기회도 별로 없었고
그때만 해도 해산물을 훨씬 더 접하기 쉬웠기 때문에
(거제도 출신에...한국 고기값이 좀 비싼가;;;)

그러나 여기는 미국이다.
처음 땅을 밟은 미국은, 게다가 텍사스였다.
유명 스테이크집이 즐비한 미국.
되려 돼지고기값이 소고기 값보다 비싼 나라(그래도 싸다)

처음에는 인터넷에 나온 대로 요리하다가
점점 진화하여, 이제는 6번째 버전의 레시피까지 소유하게 되었다.

솔직히 수육만한 파티(?)음식이 잘 없는 것 같다. 
이미 포스팅한 오리불고기의 경우
곧 포스팅 예정인 오리로스 전문점 '넓은벌동쪽'을 방문한 후
극악의 접근성을 극복해보고자 개발한 측면이 매우 강하다.
하지만, 간장 혹은 고추장으로 재워 뒀다 하는 고기구이의 특성상
파티음식이기도 하지만, 밥반찬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한 것이 사실이다. 

많이 하다 보니, 또 좋아지고, 
맛에 대한 기억도 차츰 쌓여가고
그러면서 이래저래 변화도 줘보고
그래 왔던 것 같다. 


이것은, 여섯번째 버전.
끓는 물에 돼지고기 삼겹살을 
여러 향신을 넣고 푹푹 끓여대는 일반적인 수육과 달리
이것은 찜에 가까운 방식으로 만들었다.


화력의 차이 때문에, 
그리고 최대한 신선한 고기를 산다면
냄새를 잡는데 쓰이는 각종 재료를 넣지 않아도
전혀 돼지고기의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미국의 돼지 사육방식이 한국과 다른 이유가 가장 큰 것 같긴 하다)


혹자는, 수육의 살코기가 부서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겉면을 바싹 구운 뒤, 끓이기도 한다.
나 역시 가장 오랫동안 그 방식으로 만들었다.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쫄깃하면서 연한 식감을 위해
열보존력 최강인 주물냄비와 각종 과일/채소를 이용하여
만들어 보기도 했다.


결국은, 육즙의 보존량을 최대로 하기 위해
(그러면서 기름은 최대한 많이 빼고)
피를 뺀 돼지고기 삼겹살을 만두 찌듯이 찐다
상황에 따라 다진마늘이나 된장을 올리기도 하지만
그냥 해도 된다.


이번에도 김치는 마트표 김치
(언제 한 번 제대로 담궈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ㅠㅠ)


돼지고기 수육은 아무래도 김치도 좋지만
새우젓과 먹는 것이 최강궁합이 아닌가 싶다.
삼합 어쩌고 하는데 미국에서 혼자 먹는판에
그런거 다 챙기고 먹을 정도로 매니악하지는 않다.

그냥 좀 관심이 많을 뿐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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