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ko Chicken (꼬꼬치킨) - [Buena Park, CA]
무슨 연유에서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 집, 꼬꼬치킨이 갑자기 페북을 통해 뜨기 시작했다.
정말 맛있단다. 치킨인데.
근처에 꽤 괜찮은 한국식 치킨집 몇 개를 들어 비교해달라 하니
비교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에 대해 분개해 하는 수준;;;
뭔가 기대감이 생겼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나는 가지 않는다.
이유는 하나다.
음식 자체가 희귀하거나 혹은 값비싼 것이 아닌 경우,
치킨과 같이 흔한 음식, 특히나 특정한 맛의 범위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경우,
사람들이 흥분하는 이유는 그 맛이 갖는 미각적 특징 때문이라기 보다는
지금까지 겪어온 미각적 경험과 '다름'에 집중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 '다름'이 놀라운 맛의 경지를 보여주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정말 대중음식이 되어버린 경우는 그럴 가능성이 극히 낮아진다.
사람들의 뇌 속에 각인된 맛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면
장사가 모 아니면 도가 되는 데다가
특별히 뭔 짓을 안해도 괜찮은 수익성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이 집은 어떠했을까.
주일, 공동체 모임 후 함께 가게 된 사연...
근데 멀다. 진짜 멀다. 우리동네에서 이걸 먹으러 가는 친구들...
맛없기만 해봐라 하는 마음으로 도착하게 되었다.
그 곳의 양념치킨;;;(Sweet Sour)
다른 곳과 메뉴는 비슷하다.
다만, 메뉴판 우측하단, 술안주 메뉴가 추가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
지금보니 좌측상단 런치콤보에는 돼지불고기도 있다;;;
전혀 다른 재료의 음식들이 메뉴에 난잡하게 섞여있는 경우
이것은 맛에 대한 레드라이트로 보면 된다. 많은 경우;;;
치킨집 기본샐러드.
보기와 다르게 맵다;;;
후추는 아니었고, 소스에 핫소스나 할라피뇨 느낌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시도, 특이했고, 치킨의 느끼한 맛과 잘 조합될 것 같았다.
꼬꼬치킨 간다했더니 필수주문메뉴라던 순대볶음
야채도 싼야채만 넣은 것도 아니고
순대 자체의 질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순대볶음 치고는 순대가 꽤 괜찮았다.
깨소금 폭탄만 조금 그랬고, 소스도 짜거나 맵거나 단맛이
너무 과한것 없이 밸런스 맞춰서 잘 잡혀 있었다.
다만!!! 순대볶음인데 순대가 너무 적었다.
6명이 순대 2쪽씩 먹는것도 어려웠으니까;;;
순대 10쪽~11쪽 정도 들어있었던 듯 하다.
그냥 야채볶음에 순대가 꼽사리 낀 느낌;;;
치킨메뉴 중 T.O.P라던 오리지날 치킨.
나쁘지 않다.
그런데 이게...뭐라고 설명하기가 애매하다.
오리지날 치킨은 양념맛이 없기 때문에
튀김옷의 간과 고소함, 그리고 닭의 신선함
이 셋에다 치킨무와 소다가 합쳐져 최종적인 맛을 내어주어야 한다.
닭은 진짜 신선하다.
닭도 정말 최고의 상태에서 기름에서 건져낸 듯,
닭 살코기의 질감, 식감, 맛 다 최고였다.
그런데...튀김옷에 간이 없는 듯 했다.
무 맛...아무 맛도 없는 맛.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냥 밀가루 익힌맛이라 해야하나;;;
게다가 튀김옷의 두께가 일정하지 않은데다,
튀김옷 반죽이 군데군데 뭉쳤었는지
튀김옷이 목에서 부서지다 뭉쳐서 크게 사레가 들리기까지 했다.
닭 살코기와 함께 일심동체를 이루어야 할 튀김옷이
속옷 겉옷 없이 그냥 닭 맨살에 코트를 입어버려
살과의 조화도 없고, 벗겨지기도 잘 벗겨지는 그런 상황;;;
양념치킨(여러가지 소스 중 이건 Sweet Sour)
다른 소스를 선택했어야만 했던 것 같다.
달다. 매운 맛은 전혀 없다.
한국에서 sweet sour는 탕수육 소스를 의미하지만
미국식 sweet sour는 조금 많이 다르다.
아주 약간 신맛에 매우매우매우매우 단맛이 들어간다.
이동네 중식당 가면, korean sweet sour sauce와 american
이 두가지가 공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american의 맛이다.
다른 비슷한 예로는, panda express의 orange chicken소스와 유사한데
판다익스프레스 오렌지치킨보다 훨씬 날카로운 단맛으로 무장되어 있다.
이 날카로운 단맛,
예전 포스팅에서 한번 서술한 적이 있다.
전혀 자연의 단맛이 아닌,
다른 맛은 전혀 없고 그냥 단맛만 추구하는 재료의 맛.
게다가. 의문점이 하나 있다. 이 양념치킨에 대해서.
위 메뉴판에 보일지는 모르지만,
오리지널 치킨과 양념치킨 가격은 겨우 1불 차이,
그런데 조각수는 양념이 두배이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했다.
양념을 먹이려다 보니 더 잘게 썰었구나 라고.
주일이라 그런지 더 순수했나 보다.
나온 양을 보니, 조각 각각의 크기는
오리지널이나 양념이나 엇비슷했고
따라서 양이 두배였다.
누가 봐도 양념이 오리지널보다 재료가 많이 들어갈 것 같은데...?
양념치킨용 닭의 퀄리티가 떨어지던지
오리지널 치킨의 반죽원가가 엄청 높던지.
전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닭을 두 종류로 살리가 없지 않은가.
후자의 경우,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다른 집은, 치킨 반죽이 액체다. 물까지는 아니어도 걸죽한 액체 수준이다.
물반죽이어야 반죽이 뭉치지 않고 얇게 잘 퍼지기 때문.
이 집은 닭조각을 정해진 비율로 섞인 튀김반죽가루에
여러번 굴린 다음 그 채로 바로 기름에 넣는게 아닌가 싶다.
그러니깐 그렇게 뭉치고, 물반죽이 아니니 간을 했을리가 없는 것.
물반죽이 아니니 닭 고유의 질감이 흐트러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름에 닭을 넣었을때 일시적인 기름온도 저하가 일어나지 않아
타이머로 튀기는 치킨집의 현실상 레시피의 100%맛을 구현할 수 있었겠지 싶다.
그렇다면, 이런 이유라면 이해가 좀 된다.
간장치킨.
나는 간장치킨을 좋아한다.
내 머릿속 간장치킨의 최고봉은 교촌치킨;;;(그것도 십년정도 전 기억;;;)
그 맛과 매우 닮았다. 적어도 첫 맛은.
그런데, 두번째, 세번째로 갈수록, 점점 느끼해진다.
간장을 음식에 많이 쓰는 나지만,
간장에 대한 내공은 정말 많이 부족하다.
쉽게 그 맛의 깊이와 넓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재료 중의 하나이다.
간장이 느끼해지는 경우가 있다.
간장도 콩을 발효시켜 얻어지는 식재료라,
콩 특유의 비릿한, 혹자에 따라서는 느끼한 향이 존재한다.
(콩 알러지가 있는 내가 좀 민감한 편이긴 하다;;;ㅠㅠ)
이 향이 진한 짠맛과 장류 특유의 구수함으로 눌려 있는데
간장을 희석시켜 묽게 타는 경우 이 향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마치, 아파서 흰죽 먹을때 간장 한 종지 타서 먹을때
짠맛도 아닌 것이 비릿한 느낌이 올라올때가 있었는데
딱 그 느낌;;;
그것만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튀김과정의 기름기를 누르려면 간장의 짠맛 외에도
단맛과 간장 깊은곳의 구수함을 끌어내어야 하는데
간장의 짠기만 조절하다보니 묽어지고,
그러다보니 억제해야 하는 느끼함이 전혀 억제되지 않고
되려 날개를 활짝 편 느낌;;;
뭔가 다르다. 그래. 정말 다르긴 하다.
생각보다 너무 멀어서 잔뜩 혀의 미각세포를 곧추세운채로
맛없기만 해봐라 하고 달려가서 먹은터라
더 이런식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
그리고 나의 경험이 절대 전부는 아니기에.
그러나 이해는 아직도 안된다.
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이 집 맛의 포텐을 느낄 수 있는걸까?
(켄터키치킨밖에 모르는 미국인들 입맛에는 이 모든게 신세계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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