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3 - 목란 (연희동, 서대문구, 서울)

한국엔 정말 많은 중화요리집이 있다. 
다들 그냥 '중국집'이라고 부르지만..

제2차세계대전 이후, 아니 정확히는 중국의 공산화 이후
수많은 화교들이 주변 자유주의 국가에 발을 디뎠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들은 성공적으로 그들의 터전을 일궜으나
단일민족 혹은 지역색이 매우 강한 일부의 국가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 중 대표적인 지역이 바로 한국이다.
그들의 다른 문화적 특성은 전혀 자리잡지 못한 채
오직 식문화적인 측면만 한국에서 자리잡은 탓에
'중국집'이라는 단어의 함의가 오직 음식으로 압축되어 버린 것이다.

많고 많은 중국집이 있다.
배달음식점부터, 호텔 중국집까지...

내가 한국에 가면 항상 무조건 찾는 집 중에 하나이다.
도심 재개발 때문에 자리를 잃고 약 일년여 간 
나를 시름에 잠기게 했던 집이기도 하다.
(나만 시름에 잠긴게 아니라, 정말 많은 식도락가/블로거들이 시름에 빠졌었다.)

훨씬 더 깔끔한 시설과 신메뉴 여러종으로 돌아온 목란
(접근성은 매우 안좋아졌다...지하철은 멀고, 버스도 마을버스 갈아타고 가도 멀다)

그래도 간다. 택시를 타고라도;;;

새우완자요리
다른 블로그에는 초이삼으로 해줬던데..
요건 비타민으로 한 것이다.

계절에 따라 좋은 채소가 다르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새우완자 주변의 채소 종류가 달라진다고 한다. 

강한 맛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먹어보면, 쫀득한 식감 외에는 느껴지는 것이 별로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새우 외에도 오징어류(한치느낌이었음)도 조각내어 들었던 듯 하고,
완자 자체에는 특별한 간이나 향이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새우살 자체의 고소한 풍미가 다인 음식이다.

소스는 전분 베이스인데, 신맛 아주 약간과 간이 아주 살짝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은은한 새우완자와의 밸런스가 기가 막히다.
어느 쪽도 서로의 맛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로,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고소한맛, 짠맛, 신맛
여기 부족한 단맛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가니쉬채소이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초이삼>박초이>비타민 의 순으로 달다.
박초이는 초이삼에 약간 물탄 느낌?
비타민은 아삭하긴 한데 끝맛이 약간 쌉싸름해서
처음의 단맛을 앗아가는 스타일이라 
초이삼이 아니었던 것이 좀 아쉬웠다. 


목란의 시그니쳐 메뉴 중 하나인 유림기
솔직히 유림기는 일본풍 중화요리이다.
저렇게 튀겨놓고 간장베이스의 소스를 끼얹어서
완전히 적셔서 먹는 게 아니라 그냥 촉촉하게 해서 먹는 정도이다.

여느 때처럼 목란의 튀김은 극상이다.
이것보다, 아니 이것만큼 맛있었던 튀김은...중국집 중에서는...

압구정 대가방(상태 좋을때. 여기는 좀 왔다갔다해서;;요즘은 별로라고 하고;;)
거제 장승포 천화원(아주 먼 옛날. 90년대 중반 이후에 주방장 주인어른이 아들에게 물려준 이후로 가격만 비싼 집이 됨)

요거보단 못하지만 그래도 내 기억에 남아있는 튀김은;;;
가든그로브 영풍(약 5년전. 지금은 상태 모름)
로랜하이츠 신원(최근. 이집도 오락가락이라 상태 확신 불가능)
압구정 대가방(상태 안좋을때. 기본은 하는 집이라;;;)
공덕동 루이(1년전. 상태는 stable함)

Anyway,
목란의 튀김은 정말 먹으면서 (속으로)눈물을 흘리면서 먹는다.
감사해서.


탕수육
압구정 대가방은 대한민국 베스트 오브 베스트 탕수육으로 유명해진 집이다.
분명 그 대가방 (잘나갈때 기준)탕수육보다는 아주 약간 밀리는 감이 없지 않다.
(말로는 설명 불가. 그런데 튀김의 퀄리티나 소스의 밸런스 등이 약간 밀렸다.)
그러나 대가방은 말 그대로 복불복 성격이 좀 있지만,
목란은 그게 없다. 항상 같다. 그런 면에서. 항상 내게는 1위에 랭크되어 있다. 

촉촉한 튀김을 좋아하시는 분은, 
호텔 레스토랑 가시면 될듯.
아니면 방배동 주 에 가시거나...


이건 기본반찬.
저 짜사이 대박.
별로 심하게 짜지도 않고, 매운 향을 품고 있으면서도
분명 고추기름으로 무쳤을 텐데도 기름의 오일리한 느낌은 거의 다 사라지고
상큼한 식초야채절임의 느낌을 가득 품고 있다. 


원래는 코스에만 나온다는 애피타이저.
짠슬, 피딴, 냉채
피딴은, 거북스럽지 않게 향을 죽였고, 짠슬이랑 같이
그 맛만 깊숙한 곳에 가득 담아둔 느낌.


삼선볶음밥(?)
기름 많이 넣고 불맛 가득 볶아낸 북경식 볶음밥은 아니고,
기름기 거의 느껴지지 않고 불맛의 느낌도 그리 강하지 않게 절제하였지만,
최대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살린 양주식 볶음밥을 지향한다. 

굳이 저 짜장소스 없이도 잘 먹을 수 있지만 ㅎㅎ


볶음밥에 딸려나오는 국물.
상시 짬뽕국물인지는 모르겠다.
원래는 다른 집처럼 계란탕을 주는지.

왜냐면, 짬뽕국물은 웍에 따로 볶아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퍼주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독립메뉴로 시킨것도 아니고, 딸려나오는 국물인데
상시 만들면;;;옆사람이 짬뽕 시켰으면 모를까. 

역시나, 목란의 시그니쳐 메뉴 중 하나가 굴짬뽕인 덕에
느끼하거나 혹은 과하게 짜거나 맵지 않고
최상의 짬뽕맛을 선사한다. 

곁들임 국물이라 그런지 맛과 향의 강렬함을 한층 줄인 느낌.


잡탕밥
보통 잡탕밥이 식사메뉴중에 가장 비싼 이유는
이처럼 해물볶음이 단체로(?) 깔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 밥이, 볶음밥이 아니라 맨밥이기 때문에
가격에 비해 맛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여기는 볶음밥용 밥이 아니라, 밥을 따로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냥 느낌이다. 볶음밥 밥에 비해 훨씬 찰진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해산물 각각의 선도는 최상이었고, 
튀김 잘하는 집 답게, 볶음의 실력 역시 최상이다. 

여긴, 파트별로 주방장이 나뉜 것이 아니라, 
모든 음식을 총주방장인 이연복 세프님이 다 하신다...
정확히 말하면, 웍을 이용한 음식을 다 하신다. (열을 가하는 음식은 다 하신다는 뜻)

냉채류까지 다 하시는 지는 모르겠다.

내 사진은 이것뿐이지만, 맛난 사진은
다른 많은 블로그에도 많으니 ㅋㅋㅋ

그냥...최고...맛부터 서비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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