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Point, A Lighthouse of RC 1 [Rancho Cucamonga]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우리동네,
랜초쿠가몽가에도 나름 지역주민의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는
그런 곳들이 있기 마련이다.
마치 어둠속의 바다를 항해하다
생명의 끈을 다시 이어주는 등대같은 그런 역할.
랜초의 등대식당(?) 시리즈 1편.
거의 유일한(다른 집이 있을 수도 있으니..) 한국식 중식당.
차이나 포인트.
이 집이 아니면, Montclair의 Fulin이나
Rowland Heights의 신원(New garden)까지
짬뽕 하나 먹으러 나가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이 곳의 음식들은, 최상은 절대 아니지만,
지역적인 면을 고려해서도, 충분히 Valuable한 position에 위치한다.
삼선짬뽕
근접샷
해산물이 아주 풍부하게 들어간 그런 짬뽕은 아니다.
가끔 보면 해산물이랍시고 맛살이랑 오뎅이 들어가는 경우도 봤다.
하지만 이곳은 바닷가에서 최소 두시간 이상 들어온,
주변이 다 사막과 다름없는 그런 내륙지방이다.
말린해삼, 오징어, 파, 양파, 돼지고기 등
나름 기본적인 짬뽕 재료들을 채썰어서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그리고 특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제대로 불맛 나게 볶아낸다는 점이다.
제정신이 아닌 짬뽕집의 경우
국물을 무슨 곰탕마냥 끓이다가 퍼주는데
이런 경우 국물에서 매운맛과 짠맛만 가득해서
무슨 맵고 짠 우동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기는 아니다.
적어도 불맛은 진하게 느껴진다.
재료가 최상이 아니라 그렇지...
(그렇다고 볶음의 실력이 최상이라는 것은 아니다. 기본은 최소한 지킨다는 것이다.)
이 집의 분위기는 약간 독특하다.
한국어를 하는 화교들에 의해 운영된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인테리어가 붉은 빛을 띠는 것이 중국풍이기는 한데
고양이상의 조형물도 은근히 많은 걸로 봐서...일본풍 스럽기도 하고
대만풍 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음식은 대만스럽지는 않다)
손님은. 이 동네가 워낙 백인이랑 아시안 위주의 동네다 보니
백인이랑 아시안이 많다;;;;
기본세팅은...다음과 같다.
미국에 있는 다른 중식당이 단무지를 주지 않는 것처럼
여기도 단무지 대신 양배추 김치를 준다.
이 동네 양배추 김치의 최상은
위에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 Fulin 이다.
이 곳은 Fulin만큼 아삭하거나 하지는 않고,
먹을만은 하다.
양파랑 춘장.
핫티.
새우볶음밥.
양이...양이...무지무지하게 많다.
저 숟가락이, 한국식 밥숟가락이 아니다. 그 두배 정도 크기?
진짜 산만하다;;;;
(근데 그걸 내 친구는 15분도 안돼서 다먹었다는;;;)
근접샷.
짬뽕에 불맛이 제대로 났던 것처럼,
볶음밥의 실력도 최소한 기본은 된다.
볶음밥이라면서 밥이 찐득찐득한 경우도 봤다.
이 집은 제대로 고슬고슬하다.
다만, 계란함량이 과하게 많은 감이 없지 않다.
단지 많기만 하면 모르겠는데, 원래 볶음밥을 할때 계란은
웍의 다른 한 쪽에서 따로 익힌 뒤, 볶고 있는 밥과 섞어야 한다.
그래야 밥이 찐득해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도 분명 그렇게 했을텐데, 계란이 워낙 많이 들어가서인지
계란 노른자와 흰자의 그 느낌이 밥알을 좀 강하게 감싸고 있는 느낌을 주었다.
단지 계란의 향이 감싸는 것이 아니라,
계란 노른자와 흰자의 끈적함이 밥에 엉겨붙어
향뿐만 아니라 맛도 밥알을 감싸고 있는 느낌이었다.
다행인 것은, 강한 불로 제대로 볶기는 했는지,
찐득한 느낌은 다 사라지고, 밥알의 겉은 약간의 기름기와 불향으로
잘 코팅되었다는 점이다.
계란의 양을 차라리 좀 줄이는 게 어땠을까 싶다.
새우의 신선도는, 좋았다. 냉동 아니었고, 당연하지만.
탱글함이 살아있는 것이 제대로 볶은 밥이었다.
새우 양이 밥의 양에 비해 적은 편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계란을 많이 넣은 것은 아니었나 싶다.
돼지고기 탕수육
탕수육 튀김옷은 바삭함을 강조한 경우와, 촉촉함을 강조한 경우,
이 두 가지로 시장이 나뉘는 측면이 있다.
이 집은, 바삭함을 버리지는 않았지만, 촉촉함에 더 비중을 둔 모양새다.
내 개인적 취향이 바삭한 튀김옷 쪽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사랑하기는 힘들었지만, 충분히 사랑해줄 수 있는 그런 튀김이었다.
특히나, 소스는, 너무 달지도, 너무 시지도 않고
이 미국땅에서 이렇게 슴슴한 맛의 소스를 갖고 있기가 쉽지 않을텐데도
이렇게나 과하지 않은, 이런 탕수육 소스를 얹어 주어서 좋았다.
촉촉한 튀김옷과 이런 슴슴한 소스가 잘 밸런스를 맞추고 있었다.
정말 많은 중식당에서 탕수육 소스에 파인애플 통조림을 따서 통째로 부어 넣는다.
이 파인애플 주스가, 열을 받게 되면, 신맛이 확 올라온다.
파인애플 들어간 소스가 신맛과 단맛이 서로 조화되지 않은채
서로의 맛이 날이 선 채로 혀를 찔러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곳의 탕수육은, 보자마자 파인애플이 없는 걸 보고
많은 기대를 했는데, 기대대로 였다.
솔직한 심정으로, 내 리스트에서 1위의 자리를 갖고 있는
목란의 탕수육보다, 소스의 밸런스감은 더 위인 것 같다.
목란의 소스도 신맛이 보통보다 강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채소가 너무 적다.
목이버섯조차 한 점 없는 소스.
이게, 정말 좋은 밸런스의 소스를 갖고 있음에도
단 한 순간도 목란보다 나음을, 아니 내 최상의 기준에 한순간도 미치지 못하게 한
그런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제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음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순간 혀의 이성을 마비시켜 미각을 현혹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에 담긴 그 맛을 이길 수는 없다.
요리가 다 기본은 하는데, 그 이상이 아니라는 것.
모든 음식에서, 재료의 양이나 종류나 그런 것이 가장 아쉽다는 것
이 집이 짚고 넘어가야 할 가장 쟁점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 동네에서만큼은 충분한 권위를 가질 만한 집이니
그냥 여기서 안주하고 있는 듯 한데(경쟁자가 나타날 것 같지도 않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소비자 입장에서;;;
후식. 딸기 아이스크림.
딸기 아이스크림은 딸기 아이스크림 맛이다.
그냥 그런 맛.
그래도 랜초의 등대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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